전쟁은 정보전이다. 미사일보다 거짓이 더 빠르게 퍼진다. 중동 전쟁을 둘러싼 뉴스를 보며 느낀 것은 단순한 혼란이 아니라 공포다. AI로 만들어진 영상과 실제 뉴스가 구분되지 않는 시대, 우리는 무엇을 믿어야 하는가.
영상은 러시아 방송에서 나왔다는 텔아비브 폭격 장면을 추적한다. 150만 번 이상 조회되고 7천 번 공유된 영상. 하지만 실체는 지난해 6월 이란 공격에 대응한 이스라엘의 방공 시스템이었다. 다른 영상도 마찬가지다. 베네수엘라의 미군 공습이 이란의 공격으로 둔갑했다. 건물이 폭괴하는 장면도 AI의 흔적을 남겼다. 한 프레임 한 프레임, 거짓이 현실을 침략한다.
문제는 규모다. 한두 개의 거짓이 아니다. 시스템화된 여론 조작이다. 울먹이는 미군 병사들 영상은 AI 생성물 감지 도구에서 80% 이상 의심 판정을 받았다. 실제 미사일 공격이 일어나고 있지만, 그 피해는 과장되고 왜곡된다. 뉴욕타임스가 지적한 대로 이란은 반격의 성과를 부풀렸다. 그리고 이 거짓들이 군인들의 판단까지 흐리게 한다. 전장에서 군인의 판단이 흐려지면 죽음이 따른다.
한국 교민들이 두바이에서 고립된 와중, 한국에서는 또 다른 거짓이 통용된다. 온라인 쇼핑에서 가짜 금이 80만 원에 팔렸다. 보증서까지 위조되었다. 쿠팡은 신고받은 후 닷새가 지났는데도 상품을 내리지 않았다. 전쟁터 한 건너편에서는 정보전이 목숨을 빼앗고, 일상의 한구석에서는 가짜가 지갑을 털어간다.
거짓의 특징은 속도와 규모다. 진실은 천천히 걷지만 거짓은 날아다닌다. 확인하는 것보다 전파하는 것이 빠르다.
영상은 이 문제를 단순히 기술의 탓으로 돌리지 않는다. AI는 도구일 뿐, 의도가 있는 자들이 이를 무기로 만든다. 선전물이다. 정권 교체를 목표로 하는 장기전이 공식화되고 있을 때, 거짓도 함께 전장에 배치된다. 진실과 거짓이 공중에서 맞부딪힐 때 우리 같은 민간인은 무엇으로 판단하는가.
방법이 있다. 느리게 읽기다. 영상을 한 프레임 한 프레임 멈춰서 본다. 출처를 거슬러 올라간다. 기관 인증을 확인한다. 영상에서 강조하는 것처럼 한국 조폐공사 같은 공신력 있는 기관의 승인을 거친 제품만 사듯, 뉴스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것도 완벽하지 않다. 시간이 걸린다. 거짓은 이미 퍼졌다.
결국 질문으로 남는다. 정보전 속에서 민간인이 할 수 있는 것이 정말 이것뿐인가. 거짓을 느리게 거르는 동안 누군가는 믿고 행동하고 피해를 본다. 조직적 거짓과 개인의 판단력 사이의 간격은 계속 벌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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