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사 연구자들이 밝혀낸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이 있다. 1800년부터 1998년까지 197건의 전쟁을 분석하면 강대국의 승리율은 71%, 약소국은 29%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 수치는 극적으로 뒤바뀌었다. 현대에 올수록 약소국의 승리 확률은 계속 올라갔고, 최근 50년간으로 범위를 좁히면 약소국의 승률은 50%에 달한다. 자신의 땅에서 방어전을 펼치는 약소국의 승률은 무려 63%까지 상승한다. 이것은 단순히 역사적 수치가 아니다. 현대 전쟁의 구조 자체가 변했다는 신호다.
왜 약소국이 더 자주 이기는가. 첫 번째 이유는 민주주의다. 19세기 강대국들은 왕이나 독재자가 국민의 뜻을 무시하고 계속 전쟁을 진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현대의 강대국들은 대부분 민주국가다. 장기전이 지속되면 국민들이 물가 상승과 경제 어려움으로 정부에 항의한다. 투표로 반발한다. 선거에서 정권을 교체한다. 강대국의 국내 정치가 무너지는 것이다. 약소국은 이를 안다. 약소국은 빠른 항복을 거절하고 시간을 번다. 게릴라전과 비정규전으로 강대국을 피곤하게 만든다. 강대국이 민주국가일수록 이 전략은 더 먹혀든다. 강대국이 이길 확률 37%는 곧 강대국이 지는 조건이 얼마나 많은지를 보여준다.
두 번째는 홈그라운드의 중요성이다. 자신의 영토에서 방어하는 약소국과 먼 곳에서 공격하는 강대국의 조건은 완전히 다르다. 미국이 중동에서 치른 전쟁들을 보면 알 수 있다. 2011년 나토가 리비아에 7개월간 9,700회의 폭격을 퍼부었지만 리비아의 체제는 공습만으로 무너지지 않았다. 결국 지상군의 무장반군이 정권을 전복했다. 역사상 공습만으로 국가 체제를 전복한 사례는 한 번도 없다. 이는 시카고대학 정치학 교수 로버트 페이프의 저서
'밍투윈(Bombing to Win)'에서도 명확히 입증된 사실이다.
이 통계가 우리에게 묻는 질문은 단순하다. 강대국과 약소국의 정의가 정말 국력의 크기에만 있는가. 아니면 그 땅을 지키려는 집단의 의지와 결단에 있지 않은가. 역사는 후자가 더 강하다는 것을 반복해서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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